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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고베 여행기 — 골목과 강변, 그리고 이국적인 밤거리

오래전 사진첩을 정리하다 2014년 여름 일본 여행 기록을 다시 꺼내 보았습니다. 6월의 교토와 고베는 습하지만 초록이 짙어 걷기 좋은 계절이었어요. 빛바랜 사진 몇 장으로 그때의 골목과 강변을 다시 천천히 걸어봅니다.

해산물 덮밥
여행 첫 끼로 만난 해산물 덮밥

여행의 시작은 역시 한 끼

낯선 도시에 도착해 처음 마주한 건 푸짐한 해산물 덮밥이었습니다. 참치와 연어가 소복이 올라간 한 그릇에 여독이 스르르 풀렸어요. 여행지에서의 첫 끼는 늘 그날의 기분을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골목마다 옛 정취가 남은 교토

교토의 매력은 큰 명소보다 골목에 있습니다. 기요미즈데라로 오르는 니넨자카·산넨자카 길은 목조 상점과 기와지붕이 이어져, 걷는 것만으로도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어요. 기모노를 곱게 차려입고 사진을 남기는 사람들 사이를 천천히 걸었습니다.

교토 기온 거리
기온·히가시야마의 옛 골목 풍경

좁은 골목으로 들어서면 관광객과 택시가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갑니다. “ファイト! 日本!(힘내자 일본!)” 문구를 붙인 교토 택시가 어쩐지 정겨웠어요.

교토 골목과 택시
언덕을 오르내리는 좁은 골목길

카모가와 강변의 저녁

해가 지면 카모가와 강변이 살아납니다. 여름 교토에서는 강 위로 마루를 내어 저녁을 즐기는 노료유카(納涼床) 풍경이 유명한데, 불을 밝힌 식당들이 강물에 비쳐 반짝였습니다. 강가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아요.

카모가와 강변
불을 밝힌 카모가와 강변의 식당들

소소한 상점가 산책

관광지를 벗어나 상점가를 어슬렁거리는 것도 일본 여행의 즐거움입니다. 아기자기한 물건이 가득한 가게 앞에서 아이들이 바닥에 엎드려 노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췄어요. 여행은 이런 사소한 장면들로 채워지는 것 같습니다.

일본 상점가
상점가에서 마주친 소소한 풍경

이국적인 고베의 밤

교토를 지나 고베로 향했습니다. 고베는 오래된 서양식 근대 건축이 많아, 밤이 되면 유럽의 어느 도시에 온 듯한 착각이 듭니다. 조명이 켜진 석조 건물과 한적한 밤거리를 걷다 보면 낮과는 또 다른 도시의 얼굴을 만나게 돼요.

고베 밤거리
서양식 건물이 늘어선 고베의 밤거리

오래된 사진이지만 다시 들여다보니 그날의 공기와 소리가 떠오릅니다. 여행의 기록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소중해지는 것 같아요. 다음에는 또 다른 여행지의 이야기를 들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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